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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여행-전라도

[전남] 담양군 - 담양여행

by 대흐미소다 2006. 9. 22.




비와 여행은 악연인가? 이러한 등식이 항상 성립하지 않는 곳들이 있다. 바로 담양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가을비다. 여름한철 무더위도 가고 아침 바람이 차가워졌다.










가을 향 가득한 반찬들과 구수한 된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탓에 일어나지 못하고 마루에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담양은 2번째여행이다. 2년만이다.
그때 그 메타세쾨이아 나무들은 여전히 푸르를까~
죽순들은 쭉쭉 뻗은 ... 대나무들은 내 키의 몇배이상으로 자라나있겠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은 설레이고... 차에 오른다.


 

 

 

 

 

<< 대나무골 테마공원 >>




쭉쭉뻣은 대나무들과 죽순들... 대숲사이로 나는 향긋한 내음...

작은 들꽃 대나무 사이로 내리는 빗물 여린잎새, 이름도 알수없는 야생화들...

참 좋다는 말로 부족한 표현을 마음이 전해준다.

 

혼자보기엔 집에 두고온 지인에게 괜히 미안해 진다.

도심속에서는 찾기 힘든 볼거리에 느낌에 향긋한 대나무 향 까지...

코끝이 찌릿하다.

 

우후죽순 (雨後竹筍) 이란 말이 있다.
비 온 다음날에는 죽순이 빨리자란다는 말일것이다.


대숲에 들어가면 파도소리가 들린다. 30여년을 넘게 부산에서만 살았던 나...   

하늘을 찌를듯한 대나무 대숲사이로 비치는 빛들 죽향이 내몸을 감싼다.

 

한껏 빗물을 머금은 대나무 잎들  일부러 대나무를 흔들어본다.

우두두둑 물방울이 떨어지고 온몸으로 빗물을 맞아보지만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학창시절 교과서 공부하며 외웠던 시 한구절도 혼자 중얼거려본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곧기는 어찌 그리 곧고 속은 어이 비었는가/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 윤선도가 오우가에서

 

테마공원은 최근 영화 촬영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민수와 조재현이 주인공을 맡은 ‘청풍명월’, 이미연과 안성기가 나온 ‘흑수선’ 등도 이곳에서 찍었다.

 

 

 

 

 

 

 

<<메타세쿼이아>>



대나무숲을 나와 메타세쿼이아 길을 달린다.
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 중에 순위를 따진다면 1~2위 안에는 들것이다.
시원하게 쭉쭉뻣은 메타세퀴이아 나무 

 

나무의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올라간다고 한다.
새마을 운동시절 나무심기의 일환으로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1999년에 이곳에 새길을 뚫기위해 없어질번 하다가 주변사람들의 반대로 이 길은 겨우 살아 남았다.

 

 

담양읍 오층석탑



주변과 탑이 잘 정리되어 좋았다.

몸매가 날씬한것이 고려풍이다.

 

기억나는것은 배째시라고구려~

 



오홋... 처음 보는 스타일의 당간지주....

이것 저것 잡다한 이론과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내 눈엔... 첨보는 신기한 단간지주라는 생각만 머리속을 맴돈다.

 

거참~~~~~ 보기 드문..... 단간  이네~~~~

 

 

명옥헌(원림)  

 



후산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오랜세월을 견뎌온듯한 나무와 연못을 만난다.
웨딩사진을 찍는곳으로 유명하다.

 

아래쪽에 주차를 하고 좁은 길을 따라 가다 얕으막한 언덕을 살짝 넘으면
연못과 함께 명옥헌이 수줍은듯 모습을 드러낸다.


 

연못 주위로 배롱나무가 가득하다. 배롱나무는 한자로는 자미라고한다.
꽃이 백일동안 핀다고해서 목백일홍, 꽃이 세번 피었다가 지면 쌀밥을 먹는다고 쌀밥나무, 나무에 간지럼을 피면 끝이 흐느적거린다고 하여 간지밥 나무라고도 불린다.




소쇄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 모습이 소박해 보인다.


소쇄원은 대나무와 함께 남자들 선비들의 모습이 연상되었다고 한다면
명옥헌은 배롱나무와 함께 수줍게 모습감춘 아씨같다.

 

연못으로 호르는 물소리가 구슬소리처럼 떨어지며 운다고하여 명옥헌이라 명명하였다.

 

 

<<소쇄원>>

 



한적한 대나무숲길을 청운스님과 모델 한석규가 걸어간다.

그러다 잠시후...

또다른 세상을 만날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는 광고카피가 나온다.

 

아직 이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수많은 광고 홍수 속에 우리가 아직 이광고를 잊지 못하고 있는것은 무엇일까?

차분한 카피와 대나무숲의 영상이 머리에 아주오래 남아있던 것이다.

 

 

이 광고 CF는  이곳 소쇄원은 바로 그 그 광고를 찍은 곳이다.

 

 

나도 대나무숲을 들어서며 슬며서 핸드펀을 끄며 한석규가 되어본다.

그리고 바쁜일상속에 달려왔던 내 머리속에 고민들을 지우개로 슬쩍 지우고 여유로움을 즐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너무 급하게 살아오진 않았는지 바쁘게 살아오진 않았는지... 

앞만 보며 달려온탓에 내가 놓지고 산것들은 없는지...

 



세월에 닳아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흐르는 툇마루,

졸졸졸 흘러가는 개울물에 장단 맞춰 뽑아내는 선비의 시조가락이 들리는 듯하다

 

한국 고유의 정원을 만나며 곧 편한함을 갖는다.

 

문화해설사님들이 여기저기서 소쇄원(瀟灑園) 에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양산보 부터해서~~ 여러가지 이야기...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위해 열심히 얘기를 해 주시지만 난 늘 딴청이다.

 

내가 기억 속에 소쇄원은 
CF에서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던 광고에서 문화적 충격을 준 장소이며
MBC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와 한상궁이 만나서 애틋한 눈물을 흘리던 장소이다.

요즘엔 모 보험회사 광고에서 남자둘이 나와서  ... cf에 나왔던 장소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와... 설명들을 붙이지 않더라도 그모습 그 자체로 소쇄원은 편안한 곳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는 살랑살랑 겨드랑이 바람이 스치던 가을이었고

오늘은 추적 비가 내리는 가을 날이다.

 

언젠가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에 이곳을 다시 찾으리라 마음 먹었지만 아직 실천에 옴기지는 못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지인과 함께 뽀드득 거리며 걷고싶다.

 

 

소쇄원은 계절마다 시간마다 계속 그 느낌이 다르다고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다르고 아침 점심 저녁이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정원으로 쓰는 우리 선조들의 마음도 느껴진다.

 

언덕위로 가면 제월당(霽月堂) 에서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의 현판 글씨를 만난다.

 

 

 

<<식영정과 가사문학관>>

 

 



식영정은 소쇄원에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가면 나온다.

온돌방이 한쪽귀퉁이에 위치한 L 자형태의 대청마루이다.

 

식영정은 그림자도 쉬어가는 뜻이다. 나도 잠시 마루에 앉아 쉬어본다.

식영정 옆에는 송강 정철이 지은 성산별곡 시비가 있다.

 

 

정자의 규모는 정면 2칸, 측면 2칸이고 단층 팔작지붕이며, 온돌방과 대청이 절반씩 차지한다.
가운데 방을 배치하는 일반 정자들과 달리 한쪽 귀퉁이에 방을 두고, 앞면과 옆면을 마루로 깐 것이 특이하다.

 

 

 



가사문학의 최고로 손꼽히는 송강 정철의 발자취가 드리운 식영정 앞에는 가사문학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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